Confusi
Mr. Confusion, 2019

 55 x 35 cm / 21.7 x 12.8 inches
Acrylic
Paint on canvas



아이는 예상치 못한 순간 그를 마주했다.
어디선가, 언젠가 마주친 적이 있었던 사람 같았지만
아이는  도무지 그를 기억해 낼 수 없었고,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아이에게 그는 그저 낯설고 어려운 자였다.
아이는 그로부터 달아나려 했지만,
그는 도망가는 아이의 발을 끊임없이 붙잡았다. 
그는 자신보다 한참 작은 아이를 내려보며 물었다.
‘나를 한 번만 온전히 마주해주지 않으련?’
아이는 한참을 망설였지만, 결국 용기 내어 그를 마주했다.

 시간이 지나, 아이는
서서히 그를 대하는 방법을 터득하기 시작했다.
한참 그와의 시간을 보내고,
그는 마침내 아이에게 작별을 고했다.
“나와 시간을 보내줘서 고마웠어.”
아이는 왠지 모를 서운함에 그의 팔을 붙잡고 물었다.
“가는 거예요?”
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언젠가 네가 나를 잊어갈 때쯤 또 다른 모습으로 너를 찾아올 거야,  
그때도 너는 이렇게 나와 잠시 시간을 보내고, 떠나보내주면 돼.”
아이는 마지막으로 물었다.
“당신의 이름은 뭐예요?”

그는 마지막 대답을 끝으로 사라졌다.



“나는 너의 ‘혼란’ 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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